TV로 F1 시상식을 보면 우승 드라이버가 병을 들어 올리고 거품을 힘차게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샴페인 파이트’는 F1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축하 장면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사실 그 병의 내용물이 항상 알코올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무알코올 스파클링일 때도 있다.
겉모습은 거의 똑같지만, 국가와 스폰서 사정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조금 의외로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상대 스파클링 전통 자체는 모터스포츠에서 매우 오래된 문화다.
│샴페인 샤워의 시작은 1967년
이 전통의 출발점은 사실 F1이 아니라 르망 24시간 레이스였다.
1967년 미국인 드라이버 댄 거니가 우승 뒤 샴페인을 뿌린 장면이 모터스포츠 샴페인 스프레이 전통의 시작으로 널리 여겨진다. 르망 공식 스토리도 이 장면을 전통의 시작으로 소개한다.
이 호쾌한 퍼포먼스는 큰 화제가 되었고, 이후 다른 레이스들로도 퍼져 나갔다.
그 뒤로 시상대의 ‘샴페인 파이트’는 모터스포츠의 대표적인 장면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명한 샴페인과 스파클링 브랜드도 F1 시상대와 강하게 연결됐다. Formula 1은 2021년 Ferrari Trento를 공식 스파클링 와인으로 발표했고, Reuters는 2025년부터 Moët & Chandon이 다시 공식 샴페인 제공 브랜드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시대와 함께 바뀌는 ‘F1 공식 스파클링’
오랫동안 F1 시상대는 프랑스의 유명 샴페인 브랜드들과 연결돼 있었다.
그러다 2021년 Formula 1은 이탈리아의 Ferrari Trento를 공식 스파클링 와인으로 채택했다. Formula 1 공식 발표는 Ferrari Trento를 F1의 “Official Sparkling Wine”이자 “Official Toast”라고 소개했다.
Ferrari Trento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지방의 스파클링 와인으로,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Ferrari Trento 측은 이 파트너십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라고 설명했고, Reuters는 이후 2025년부터 Moët & Chandon이 이를 대신한다고 보도했다.
즉, 시상대의 “공식 병”도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왜 무알코올이 될 수 있을까?
F1의 시상대 음료가 때로는 무알코올 브랜딩이나 연출과 연결될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1. 종교적·문화적 이유
일부 국가에서는 알코올이 법이나 문화적으로 강하게 제한된다.
그 때문에 알코올이 들어간 시상 연출이 다른 곳보다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2. 스폰서 전략
최근 F1에서는 무알코올 브랜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Scuderia Ferrari 파트너로 등장한 Peroni Nastro Azzurro 0.0%이며, 이는 스포츠 안에서 무알코올 브랜딩 흐름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3. 더 글로벌하고 다양한 F1
현재 F1은 다양한 문화권을 오가며 개최된다.
그만큼 전통, 스폰서, 지역적 기대를 함께 조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공식 시상대 브랜드 자체도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다.
│겉모습은 그대로 유지된다
브랜드나 내용물이 달라져도 시상대 연출의 겉모습은 거의 그대로다.
거품의 느낌, 병의 형태, 축하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된다.
즉 F1은 축하 장면의 감정은 살리면서도, 시대 변화와 스폰서 환경에 맞춰 조정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공식 시상대 파트너는 바뀌었지만, 우리가 보는 축하 장면의 상징성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F1은 연출과 배려를 모두 극대화한다
그 화려한 샴페인 샤워 안에도 사실은 F1의 현재가 담겨 있다.
전통, 세계 각지의 문화, 그리고 스폰서 전략이 짧은 한 장면 안에 함께 들어가 있는 셈이다.
다음에 F1 시상대를 보게 된다면, 드라이버의 기쁨뿐 아니라
“이번에는 어떤 브랜드의 병이 올라와 있을까?”
이런 시선으로 바라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 작은 차이만 봐도, F1이 어떻게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계속 바뀌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 흐름은 1967년 댄 거니의 르망 시상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