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속 300km로 서킷을 달리는 F1 머신을 보면
“저 차도 후진할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실은 F1 머신에도 분명히 후진 기어가 있다.
하지만 그 사용 방식과 존재 이유는
우리가 타는 일반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르다.
│F1에도 후진 기어는 의무다

F1 기술 규정에는 차량이 스스로 후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후진 기어 탑재는 의무다.
이 규정은 단순히 레이싱카답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전을 위한 것이다.
만약 스핀해서 코스를 막아버렸을 때, 뒤로 물러나 피할 수 없다면 위험해진다.
그래서 F1 머신은 최소한의 후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실제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후진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레이스 중에 그것을 사용할 기회는 거의 없다.
F1 머신은 전방 시야는 좋아도
뒤쪽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일반차처럼 후방 카메라도 없다.
실제로 쓰이는 경우는 많아야
피트 출구에서 차가 막혔을 때나,
스핀 후 벽 가까이에 멈췄을 때 정도다.
예를 들어 모나코 GP에서는
런오프 구역이 좁아 복귀하려면 후진밖에 없는 장면도 가끔 보인다.
│조작 방법은?

일반차처럼 기어 레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티어링 뒤쪽의 작은 스위치를 사용한다.
클러치를 끊고 전용 버튼을 누르면
기어박스 안에서 후진용 기어가 맞물리면서
차가 천천히 뒤로 움직이는 구조다.
하지만 속도는 고작 시속 5~10km 정도다.
초고성능 머신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굼뜨고 어색한 움직임이라 오히려 묘하게 느껴진다.
F1의 기어박스는 기본적으로
전진 8단 + 후진 1단 구조다.
다만 후진 기어는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의무를 충족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구조도 가볍고 단순하며, 자주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F1 팀에게 중요한 것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의미에서 후진 기어는 일종의 비상용 장치에 가깝다.

F1 머신은 겉으로 보면
앞으로만 가는 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후진도 가능하다.
다만 그 기능은 레이스를 더 빠르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존재한다.
평소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막상 필요할 때는 꽤 중요한 장치다.
말하자면 F1 머신은
뒤를 돌아보지 않지만, 필요하면 뒤로 물러날 수 있는 머신인 셈이다.